[부산 명지동] 가향

짬뽕을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맛있는 짬뽕집을 찾기가 어렵다. 

내 기준에서 맛있는 짬뽕집이란 재료의 신선함, 국물의 깔끔함과 깊이, 그리고 시판 소스 맛이 아닐 것.

정도인데 지극히 개인적인 내 입맛에 제일 맛있는 짬뽕집 1순위는 대구 남구 이천동 "진흥반점" 

메뉴도 많지 않고 짬뽕, 짜장, 볶음밥 정도인데 짜장은 별로였던 기억이 있고 짬뽕이 최고

그리고 볶음밥은 평균 정도였던 기억이다. 

진흥반점은 전국 몇 대 짬뽕이라고 할 때마다 자주 거론되기도 한데 안 간 지가 몇 년은 된지라 여전히 그때 그 주인분이 하고 계신지는 모르겠다. 벌써 십 년 전에도 나이가 많으신 주인분이 하셨고 직원은 주인분 내외와 아들인지 확실치는 않으나 남자분 한분이 같이 하셨었는데..

진하고 걸쭉한 국물에 부추가 들어가 있는 게 다른 집과 다른 점이라면 다를까.

재료가 소진되면 문을 닫기에 아침부터 가서 줄 서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한 번도 줄 서지 않고 그냥 들어간 적은 없는 곳.

대구를 떠나 오면서 먹으러 가기가 더더욱 힘들어져 안 먹은 지 꽤 된 거 같은데 정말 짬뽕이 생각날 때마다 다시 한번 먹고 싶고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진흥 반점" 짬뽕이다. 

그리고 또 한 곳이 대구 송현동 "해동성" 원래 가야성의 짬뽕이 유명한데 그곳에서 일하던 주방장분이 나오셔서 차린 곳이라고 하는데 모텔 지하에 가게가 있다.  가야성과도 가까운 위치. 내부는 깔끔한 중국집으로 면발이 굵고 진흥 반점이 진하고 걸쭉한 느낌이라면 야채맛이 많이 나면서 깔끔한 국물이라고나 할까. 엄청나게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의 짬뽕 집도 생각보다 잘 없는터라 야채가 많고 깔끔하고 칼칼한 국물 맛에 좋아하는 곳.

그리고 진해, 부산 명지에 오면서는 이렇다 하게 맛있는 짬뽕집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러다가 알게 된 곳이 바로 

명지 오션시티 "가향". 

일단 배달은 하지 않는 듯하고 홀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지동 가향 ,명지오션시티7로41-10

오션시티 가향

메뉴는 생각보다 꽤 다양한 편으로 메뉴 중 먹어본 것은 짬뽕, 간짜장, 어린이 짜장, 굴짬뽕, 낙지 고추짬뽕, 가향 특밥, 탕수육.

가향 낙지 고추 짬뽕

사진 찍는다는 걸 깜빡하고 비빈 상태에서 찍은 낙지 고추 짬뽕.

맵다. 진짜 맵다. 기본적으로도 매운 데가 청양고추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더 맵다. 

다음번에 그냥 낙지 짬뽕으로 먹는 것으로.

육수가 기본적으로 깔끔하다. 그렇다고 시판 육수의 흔한 느낌도 아니고

짬뽕 자체가 나트륨 함량이 높은데 엄청 짜다고 느낄 만큼 짠맛도 아닌 적당한 맛이다. 

야채도 싱싱한 편이고 낙지의 상태도 괜찮다. 

기본적으로 정말 인생 짬뽕이라고 말하지는 않더라도 언제든지 가서 먹어도 괜찮을만한 짬뽕의 맛.

면 색깔이 연두색인데 부추를 섞어서 그렇다고 한다. 

면발도 쫄깃하니 적당한 탄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 짬뽕도 안 매운 것은 아니어서 기본적으로 청양고추 맵기 정도의 짬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진엔 없지만 계절 메뉴로 굴짬뽕이 있는데 나가사키 짬뽕 느낌으로 굴 향이 잘 느껴지고

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굳이 매운 짬뽕이 아니라면 굴짬뽕도 괜찮을듯하다. 

 

역시나 사진엔 없지만 짜장, 간짜장의 맛도 좋은 편이다. 적당한 단맛과 짜장을 먹었을 때 유독 기름기가 많이 

느껴지는 집도 있는데 그런 특유의 느낌이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다. 

어린이 짬뽕은 보통 국그릇 정도의 크기에 담겨서 나오는데 굳이 덜 필요 없이 따로 메뉴가 있어서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은 아이는 어린이 짜장 하나로도 충분할 것 같다. 

 

가향 가향특밥

그리고 가향 특밥이라고 되어있는데 보통 중화 비빔밥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야채와 해산물이 적당하게 들어있고 맵기 또한 살짝 매운 정도이다. 

양도 남자 성인이 먹기에 적지 않은 양인 데다 가격이 8천 원인걸 생각하면 좋은 메뉴인 거 같다.

 

역시나 사진엔 없지만

탕수육도 바삭하니 적당하게 튀겨져 나오는데 왜인지는 모르나 소스가 처음부터 부어져서 나왔다. 

난 반반이 좋은데...

혹시라도 찍먹이라면 미리 물어보고 소스를 따로 달라고 해야 할 듯.

그리고 우리 집 8세 아동은 소스에서 향이 난다고 얼마 먹지 않았는데 계피가 들어가서인지 

유독 그 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계피향에 거부감이 있고, 일반 탕수육 소스를 좋아한다면 소스를 확인한

후에 시키는 게 좋을 듯하다. 먹으면서 뭔가 향이 나는데 했는데 계피인 거 같다...(맞겠지?)

 

가게 내부는 홀은 입식테이블로 방은 좌식 테이블로 되어있다. 방은 두 개였고 홀도 테이블이 5-6개 정도였던 거 같은데

그리 작은 규모는 아니었다. 식당 내부는 깔끔하고 쟈스민차와 생수를 같이 주셨다. 

기본찬은 단무지, 양파, 그리고 양배추 피클.

 

오션시티랑은 그래도 조금 거리가 있고 그리고 배달도 안되기에 

먹고 싶을 때는 가서 먹어야 하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먹을 수 있는 짬뽕집이 있기에 좋다. 

맛이 변하지 않고 오래오래 먹을수 있기를.